경찰서에서 출석을 요청하는 연락을 받거나 상대가 고소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글부터 지울지 상대에게 연락할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사실적시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그보다 먼저 내가 무엇을, 어디에, 왜 썼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 정리가 되어 있어야 조사에서 설명이 흔들리지 않고, 사과나 삭제 같은 선택도 차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서는 표현한 쪽에서 정리할 것을 단계별로 모았습니다. 고소하는 쪽의 절차는 다루지 않습니다.
1단계: 받은 연락의 내용부터 확인
연락한 곳이 어느 경찰서의 어느 수사관인지, 어떤 죄명으로 연락이 왔는지, 출석 날짜가 언제인지를 적어 둡니다. 문자로 받았다면 그대로 보관하고, 전화였다면 통화 직후 기억나는 내용을 메모합니다. 2026년 10월부터 수사는 경찰(사법경찰관)이 맡고, 재판에 넘길지는 공소청 검사가 판단합니다. 고소장 역시 경찰에 접수되는 구조이므로 처음 연락은 대개 경찰에서 옵니다.
출석 날짜가 맞지 않으면 사정을 설명하고 조율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준비 없이 서둘러 출석하는 것보다 일정을 맞추고 정리를 마친 뒤 출석하는 편이 낫습니다.
2단계: 내가 쓴 글을 있는 그대로 보관
문제 된 글이나 메시지를 앞뒤 대화, 댓글, 작성 시각, 수정 여부까지 보이도록 보관합니다. 단체 대화방이라면 참여 인원이 보이는 화면도 함께 남겨 둡니다.
삭제는 피해가 더 퍼지지 않게 하는 조치로 의미가 있지만, 원문을 남기지 않고 지우면 내가 실제로 어떤 표현을 썼는지 보여 줄 자료도 함께 사라집니다. 이미 지웠다면 언제 지웠는지라도 기록해 두세요.
글에 적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도 이 단계에서 함께 모읍니다. 문서, 메시지, 사진, 영수증처럼 글을 쓸 때 실제로 갖고 있던 자료와 고소 소식을 듣고 나서 새로 찾은 자료는 구분해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자료를 모은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신상을 새로 캐거나 주변에 묻고 다니면 오히려 다툼이 커질 수 있으니 이미 가진 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하세요.
3단계: 조사에서 물을 만한 것을 미리 메모
명예훼손 조사에서는 대체로 다음 내용을 묻습니다. 항목마다 짧게 답을 적어 두면 진술이 정리됩니다.
- 어떤 문장이 사실을 말한 것이고 어떤 문장이 내 생각인가 — 구분 기준은 사실 적시의 의미를 다룬 문서 참고
- 그 사실이 진실이라면 무엇으로 뒷받침되는가
- 글을 볼 수 있던 사람은 누구였고 몇 명이었나
- 이름을 쓰지 않았다면 읽은 사람들이 누구를 떠올렸겠는가
- 왜 그 글을 썼고, 왜 그 공간을 골랐는가
5번은 공공의 이익이나 비방할 목적과 바로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실제 동기를 솔직하게 정리하되, 나중에 덧붙인 이유와 당시의 이유를 섞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억이 흐린 대목은 짐작으로 메우기보다 자료를 확인한 다음 답하겠다고 밝혀 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서에 남은 말은 뒤에 바로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4단계: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것
상대에게 직접 연락해 따지거나 고소를 취소하라고 압박하면 새로운 다툼이 생기고, 그 연락 자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억울함을 풀겠다며 사건 경위를 다시 SNS나 대화방에 올리는 것도 새 게시물이 또 다른 명예훼손이 될 수 있어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글을 함께 본 지인들에게 진술 내용을 맞춰 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하지 마세요.
5단계: 조사 이후의 흐름과 피해자의 의사
사법경찰관은 신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말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신청이 있으면 변호인이 신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제243조의2). 수사가 끝나면 경찰은 사건을 송치하거나 송치하지 않는 결정을 하고, 송치된 사건은 지방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합니다. 벌금형이 알맞다고 보면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할 수 있고, 약식명령을 받은 사람은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448조·제453조).
사실적시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이고,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도 같습니다. 형법은 제312조 제2항에서, 정보통신망법은 제70조 제3항에서 이를 정하고 있습니다. 사과나 정정, 삭제를 검토한다면 그 문구가 사실관계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신중하게 살펴야 합니다. 서둘러 쓴 사과문이 다투고 싶은 부분까지 인정하는 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사에 혼자 출석해도 되나요?
A. 혼자 출석할 수도 있고 변호인과 함께할 수도 있습니다. 변호인은 신청에 따라 신문에 참여할 수 있고, 신문이 끝난 뒤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Q. 상대가 처벌 의사를 거둬들였다가 다시 처벌을 원할 수도 있나요?
A.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철회한 뒤에는 다시 처벌을 원할 수 없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철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정리
사실적시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면 지우고 연락하기보다 원문 보관과 쟁점별 메모가 먼저입니다. 무엇을, 누구에게, 왜 썼는지 정리가 되면 다음 선택도 분명해집니다. 각 쟁점의 기준은 사실적시명예훼손 안내 첫 화면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307조·제312조 제2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제237조·제243조의2·제244조의3·제448조·제453조, 공소청법(2026-10-02 시행)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